물건을 비웠더니 꿈꾸는 사람이 되었다 - 1화

#미니멀 라이프


생활 수준은 다운그레이드, 삶의 질은 업그레이드

아침에 눈을 뜨면 의식처럼 이부자리를 정리하고 소창 행주에 물을 적셔 바닥을 훑어 낸다. 잠을 자거나 일을 할 때가 아니면 밖으로 나와 있는 물건이 거의 없어 청소가 금방 끝난다. 

👇🏻 해보니 좋은 아침습관 👇🏻



원래는 일회용 물티슈로 청소를 했었는데 소창 수건을 사용하게 되면서 할 일이 되려 늘었다. 소창 행주는 풀기를 빼기 위해 사용 전 여러번 삶는 정련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손이 많이 가기는 해도 푹푹 삶아 새 것처럼 하얗게 된 소창수건을 보니 어쩐지 즐겁다. 약간의 수고를 더해 길들여 사용하는 물건들은 더 소중하게 아껴쓰게 되는데 그게 희안하게 재미가 있다.

👇🏻소창수건 정련방법 2가지👇🏻


아마 삶의 질을 낮추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자신의 삶을 업그레이드하고자 하는 것은 인간의 자연스러운 본능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사회학자 줄리엣 쇼어(Julliet B. Schor)는 그의 저서 <과소비하는 미국인들>에서 무언가를 더 준비해 놓아야 한다는 압박은 한 쪽 방향으로만 작용하며 계속 올라가기만 한다고 말한다. 

더 좋은 것, 더 나은 것은 항상 새로 나타나기 때문에 원래가 끝이 없다. 새 옷을 사면 거기에 맞는 가방과 신발과 악세서리를 사야하고 운동을 시작하면 새 운동복과 운동화가 탐난다. 그런데 예쁜 것을 꼭 가질 필요는 없다. '예쁘네.' 하고 눈으로 즐기고 끝낼 수 있는 선택지도 있다. 끝이 없는 것에 중독되면 영원히 만족할 수가 없고, 중독은 눈을 멀게 하기 마련이니 결국 지금 소중한 것들을 놓치기 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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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경쟁이라도 하듯이 다 비우고 나니 마지막에는 나와 내 삶만이 남았다. 삶은 단순하지 않지만 삶에 대한 나의 태도는 단순해졌다. 약간의 불편함과 수고스러움이 기쁜 것은 다른 사람의 기대와 시선 때문에 등 떠밀려서가 아니라 스스로 좋아서 하는 일이라 그렇다. 중요한 건 언제나 나 자신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 그때부터는 그저 약간의 용기만 있으면 된다. 나를 돌보는 일은 그리 특별하지 않다. 건강을 위해 커피를 줄이려고 노력하고, 오래된 셔츠는 깨끗하게 손질해서 입되 너무 헤질 때까지는 입지 않고, 기분이 울적할 때에는 30분이라도 산책하기 등 마음만 먹으면 되는 사소한 일들이다. 생활 수준을 간소하게 바꾸면 본질적인 것에 관심을 기울이게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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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을 해결하는 방법👇🏻


미세 먼지 없이 맑았던 어느 주말 오후에 햇살 한 줌이 잡동사니에 가로막힐 일 없이 곧장 방 안으로 살포시 내려와 앉았다. 기분이 말랑말랑하다. 방은 텅 비었지만 왠지 내 마음은 가득 채워진 것만 같다.

몸은 바쁘게, 마음은 가볍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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