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패딩 세탁하러 꼭 세탁소 가야 할까
이번 주까지 크린토피아 패딩 세탁 할인이더라고요. 그런데 크린토피아 세탁비가 언제 올랐는지 헤비다운은 14,300원이라고 하네요. 거기서 15% 할인되어도 만원이 넘죠. 부담스럽더라고요. 겨울 외투 많은 분은 배보다 배꼽이 더 클 수도 있습니다.
드라이클리닝은 집에서 할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비싸도 어쩔 수 없이 맡길 수밖에 없지요. 그런데 여러분, 패딩은 물세탁입니다. 세탁소 가도 물세탁합니다. 세탁소는 옷에 붙어있는 취급 시 주의사항을 보고 세탁하거든요.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패딩의 충전재인 다운(Down)에 쓰이는 오리털 또는 거위털은 0.5~1%의 기름기를 함유하고 있는데 드라이클리닝에 쓰는 유기용제로 세탁하면 기름기가 빠지면서 숨이 죽고 보온성이 현저히 저하됩니다. 그래서 물세탁을 하는 것이고요, 그렇다면 세탁소 맡길 필요가 있을까 싶어요. 세탁기 없는 집은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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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 패딩은 물세탁이 기본입니다. |
저는 패딩을 돌리기에 집에 있는 세탁기가 좀 작아서 빨래방을 이용해 보기로 했습니다. 먼저 패딩은 뒤집어 주세요. 패딩은 겉면이 기능성 소재로 된 경우가 많아 손상이 우려되는 경우 뒤집어 세탁하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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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패딩을 뒤집어 주세요. |
지퍼를 끝까지 단단히 채워주시고요. 똑딱이도 있으면 채워주세요. 모양이 변형되는 것을 최소화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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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양 변형을 최소화하기 위해 뒤집은 후 지퍼를 끝까지 단단히 채워줍니다. |
저는 두벌 준비했습니다. 6년 입은 구스 패딩인데요, 이만큼 입었으니 혹시 빨래방에서 빨다가 망해도 너무 마음 아프지는 않을 듯하여... ㅎㅎ
빨래방에 도착했습니다. 25kg 급 세탁기가 정말 큽니다. 한번 돌릴 때 한 10벌은 넣어도 될 것 같아요.
패딩 세탁 코스를 선택했습니다. 6,500원이네요. 패딩이 많을수록 여러 벌 모아서 한 번에 돌리면 훨씬 경제적일 것 같습니다. 헹굼 추가도 선택할 수 있네요. 저는 그냥 기본 헹굼 2회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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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딩세탁 코스를 선택합니다. |
결제하고요, 코인 빨래방도 카드가 되어서 편리합니다.
세제와 섬유유연제를 선택할 수 있는데요, 거위 오리털 패딩 세탁 시에는 패딩 전용세제가 투입된다고 하네요. 그리고 섬유유연제는 깃털과 솜털의 보온성을 떨어뜨리고 방품 및 방수 기능의 저하를 유발하므로 넣지 않습니다. 보통 중성세제를 쓰기 때문에 섬유유연제는 안 넣어도 상관없지만 꼭 넣고 싶을 때는 구연산 조금 써도 괜찮아요. 제가 간 빨래방은 따로 구연산 넣을 수 있는 곳이 없네요. 이제 세탁이 시작되었습니다.
솔직히 실패한 줄 알았는데 건조를 마치고 나오니 다운이 빠방 하게 다시 살아났네요. 와, 빨래방 너무 좋네요? 저는 중간에 털어주는 작업을 하긴 했는데 빨래방에 사람이 있어 눈치 보느라 충분히 하진 못했거든요. 그런데 결과물을 보니 중간에 꺼내서 털어줄 필요까지는 없는 것 같습니다.
저는 45분 돌렸는데 한 90% 건조되었고요, 만져보니 다운 뭉친 것은 다 풀린 것 같습니다. 다운 패딩은 그냥 세탁만 해와서 집에서 자연 건조해도 되는데, 다운의 특성상 빨리 건조되진 않아서 완전히 건조될 때까지 수분기가 오래 유지되면 세균 번식으로 냄새가 날 수도 있어요. 건조기 사용하여 90% 말리고 나머지는 집에서 며칠 걸어두어 완전히 건조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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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방 |
검색해보니 테니스공 같은 거 넣어서 건조하면 다운 뭉침을 해결할 수 있다는 팁도 있긴 하던데요, 사실 다운이 뭉친 것은 완전히 건조된 후에 여러 방향으로 탁탁 털어주기만 해도 100% 다 풀립니다. 완전히 건조되는 것이 중요해요. 혹시 가정에서 세탁기에 돌리는 경우에는 중성세제로 손으로 조물조물 누르듯이 빤 후에 울코스로 돌리면 애초에 다운 뭉침을 방지할 수 있고요.
검정 패딩은 원래 주름이 안 생기는 소재라 건조까지 끝내고 나니 새것처럼 되었고 카키색 패딩은 겉면이 면이라 주름이 좀 졌네요. 크게 신경 쓰일 정도는 아닌데 세탁소에 맡긴 것 하고는 좀 차이가 있죠. 이건 얼마 전에 들인 테팔 스팀다리미로 스팀 쏴주니까 깨끗이 펴졌답니다. 세탁소에서도 패딩 세탁 후에 한번 다렸나 봐요.
저는 패딩 두벌만 돌려서 가성비가 떨어지는 편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탁소 맡기는 비용에 비할바는 아니네요. 이 정도면 패딩 세탁하러 세탁소에 갈 필요 없겠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