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콤 인튜어스 프로 소형 태블릿 PTH-460 후기
작품을 상업화하려면 스캔을 뜨든 다시 본떠 그리든 어떤 형태로든지 디지털화해야 하니까 태블릿은 꼭 필요한데요, 저는 첫 태블릿이 와콤 인튜어스 CTL-6100이었습니다. 초보니까 가장 기본 사양의 태블릿을 선택했는데 사용하다 보니 참 많은 한계가 있었어요. 펜 속도도 느리고 인식의 정확도도 떨어져서 슥슥 그려지지가 않으니까 그림 그리는 게 힘들고 재미도 떨어지고 그렇게 점점 안 쓰게 되더군요. 그러다보니 그림 진도가 멈춰버렸습니다. CTL-6100은 아직도 노트북 옆에 항상 놓여 있지만 지금은 종종 라면 받침으로 쓰고 있습니다.
그래도 일러스트레이터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으니 무라도 잘라봐야 하지 않겠어요? 그럴려면 잘 드는 칼이 있어야겠죠. 네, 그래서 태블릿을 바꿨습니다. 이 제품은 와콤 인튜어스 프로 소형 태블릿 PTH-460입니다. 와콤은 저가 모델도 여러 가지가 나오지만 사실 인튜어스 프로로 유명해진 거예요. 다들 와콤와콤~하는 것도 다 인튜어스 프로를 두고 하는 말입니다. 펜 태블릿의 원조이자 여전히 최강자이기도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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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콤 인튜어스 프로 소형 타블렛 PTH-460 |
패키지에 씰이 잘 붙어 있어서 안심이 되네요.
두근두근 언박싱입니다. 박스 안에 완충 구조로 깔끔하게 잘 포장되어 있습니다. 고급스럽네요.
와콤 인튜어스 프로 소형 태블릿 PTH-460은 태블릿, Pro Pen 2, 펜 스탠드, USB 케이블 (2m), 퀵스타트 카이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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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콤 인튜어스 프로 소형 타블렛 PTH-460 구성품 |
시스템은 윈도우 7 이상, 맥 OS X 10.10 이상, 표준 USB 포트, 블루투스 지원 컴퓨터 라야 사용이 가능합니다. 웬만한 컴퓨터에는 다 가능할 것 같네요.
스펙상으로는 소형은 450g이라고 되어 있는데 아니요, 더 가벼운 것 같아요. 갤럭시 S21 울트라와 비슷하거나 더 가볍습니다. 크기는 269 x 170 x 8mm로 아주 컴펙트 하고요. 가로로 긴 스타일이라 자리를 덜 잡아먹으면서도 작업하기가 편했습니다.
와콤 인튜어스 프로는 소형, 중형, 대형의 사이즈가 있습니다. 저는 휴대하면서 작업할 때가 종종 있어서 소형 사이즈로 했는데 잘한 것 같아요. 들고 다니려면 약간의 무게와 사이즈 차이도 크게 느껴지니까요. 사이즈에 따라 가격 차이가 꽤 나지만 성능 차이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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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이 8mm의 슬림한 사이즈 |
태블릿 후면에는 실리콘 패드가 붙어있어 미끄러지지 않아요. 책상에 딱 붙어 있더라고요. 별 거 아닐 수도 있지만 이런 사소한 부분이 만족도를 높여주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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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면 실리콘 패드로 미끄러짐이 없습니다. |
와콤 인튜어스 프로는 사용 방향을 선택할 수 있더군요. 익스프레스 키의 위치를 왼쪽 또는 오른쪽으로 선택하여 세팅할 수 있습니다. 왼손잡이인 경우에도 잘 쓸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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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블릿 본체의 구성 |
USB 연결하면 와콤 데스크톱 센터가 팝업창으로 뜹니다. 드라이브도 자동으로 뜨니까 설치하기 버튼만 누르면 됩니다. 일일이 드라이브 찾아서 설치하고 할 필요가 없답니다. 컴맹이라도 문제없겠네요.
설치 후 기기 등록을 합니다. 기기 등록도 원터치예요.
자, 이제 사용해볼까요?
와콤 프로 펜 2는 8K(8,192) 단계의 압력(필압, Pen Pressure)과 ±60 단계의 기울기를 감지합니다. 숫자가 높을수록 압력에 민감한 제품이라는 뜻인데요, 4K 쓰다가 8K로 넘어오니까 이야, 이건 신세계입니다. 딜레이 없이 감도 너무 좋고 정확하게 반응하니까 그냥 종이에 그리는 것 같아요. 이래서 와콤~와콤~ 하는구나 깨달았습니다. 그동안 그림이 잘 안 그려져서 손이 굳었나 생각했는데 태블릿이 잘못했네요. 여러분, 와콤은 인튜어스 프로 모델을 사세요. 손은 잘못이 없어요.
펜 뒤는 지우개입니다. 지우개까지 달려있다니 이리 고급질 수가.. 지우개도 8,192 단계의 필압을 감지합니다. 이렇게 사용하니까 정말 종이에 그리는 것 같아요.
와콤 프로 펜 2는 몸통에 실리콘이 붙어있어 미끄러지지 않고 그립감이 좋습니다. 사이드 스위치가 2개 붙어 있어 단축키를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고요.
사용자 설정은 와콤 데스크톱 센터에서 할 수 있답니다.
와콤 인튜어스 프로 태블릿을 고급스럽게 만드는 주연같은 조연은 바로 펜 스탠드인 것 같습니다. 바닥면에 뚫려있는 작은 구멍으로 펜촉을 교체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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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 스탠드 |
펜 스탠드 바닥면에도 실리콘 처리가 되어 있어 미끄러지지 않고 책상에 딱 붙어 있습니다. 손바닥을 이용해서 돌리면 안에는 펜심을 보관할 수 있도록 되어 있어요. 표준 펜심 6개, 펠트 펜심 4개가 기본 구성으로 포함되어 있습니다. 와콤은 펜심이 비싼데 기본 구성이 넉넉하네요.
눕히거나 세우는 방식으로 펜을 거치할 수 있고요. 세상에나 너무 예쁩니다. ㅠㅠ 마음에 쏙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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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 스탠드 사용방법 |
가장 좋았던 점 중 하나는 역시 무선 태블릿이라는 것이죠! 유선 쓰다 무선으로 넘어오니 이것 역시 신세계네요. 이리 좋을 수가... 선이 없으니까 컴퓨터 주변이 완전 깔끔해졌습니다.
태블릿에서 USB 케이블을 먼저 분리한 뒤, 파란색 표시등이 천천히 깜빡일 때까지 중앙 버튼을 누릅니다. 컴퓨터 블루투스 설정으로 이동해서 intuos Pro S와 페어링 하면 끝이에요. 블루투스 페어링이 된 후에는 파란색 표시등이 점멸하지 않고 계속 커져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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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 버튼을 길게 누르면 블루투스 무선 연결이 됩니다. |
와콤 인튜어스 프로는 5핀이 아니었네요. CTL-6100은 5핀 유선 태블릿이어서 케이블을 항상 따로 들고 다녀야 했거든요. 별도의 USB-C 케이블이 제공되지만 가지고 있는 USB-C타입 케이블을 사용해도 충전 잘 되고 컴퓨터에 연결해서 유선으로 써도 잘 작동한답니다. 요즘은 대부분 USB-C타입이잖아요. 저는 선이 지저분하게 나와있는 것이 싫어서 충전기를 하나로 스마트폰, 마우스, 헤드셋, 카메라 모두 충전하는데요, 와콤 인튜어스 프로도 가지고 있는 USB-C가 지원되니까 간단하게 태블릿만 들고 다니면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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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B-C를 지원합니다. |
태블릿 옆에 붙어있는 스위치를 ON/OFF 하여 터치 기능을 활성화 또는 비활성화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처럼 제스처를 커스터마이징하여 사용할 수도 있어요. 이 기능도 아주 편리하더라고요. 익숙해지면 마우스도 필요 없고 그냥 태블릿 하나로 빠른 작업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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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 터치 (터치 및 제스처) |
제스처도 와콤 데스크톱 센터에서 사용자 지정을 할 수 있습니다.
태블릿 본체에 있는 6개의 버튼은 익스프레스 키(ExpressKeys™)인데요, 자주 쓰는 키보드 단축키나 응용프로그램 기능을 사용자 설정할 수 있답니다. 터치링은 전원 버튼 주위를 둘러싼 도넛 모양 부분을 말하는데 자동 스크롤/줌 기능이 있습니다. 속도는 따로 설정할 수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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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스프레스키와 터치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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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스프레스키와 터치링 설정 |
이쯤 되니 너무 마음에 들어서 헤벌쭉 웃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전자기기는 역시 애초에 가장 좋은 것을 구입하는 것이 돈을 버는 것이고 나의 동기 부여를 위해서도 이득인 것 같아요. 그림 그리는 재미란 장비발에서부터 시작한다는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저는 이제야 진도가 나갈 것 같네요. 일러스트레이터를 꿈꾼다면 저처럼 돌아가지 말고 처음부터 인튜어스 프로 쓰세요. 이게 지름길입니다. 와콤 인튜어스 프로 소형 타블렛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