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부암동 가볼만한 곳 주차꿀팁!

석파정과 서울 미술관

서울미술관은 석파 문화원이 운영하는 민간기관으로 흥선대원군의 별장인 석파정도 서울미술관에서 관리하고 있다. 서울미술관(본관, 2-3층) 운영시간은 10시-18시까지인데, 석파정 및 미술관 신관(4층)은 11시-17시까지만 운영하고 입장은 관람종료 1시간 전까지만 가능하다(매주 월/화 휴관). 

원래 석파정만 볼 수 있는 입장권이 있었는데 지금은 미술관과 석파정을 모두 볼 수 있는 통합 입장권만 발권할 수 있게 바뀐 것 같다. 어디선가 통합입장권을 끊으면 한 달 동안 무제한 입장이 가능하다는 글을 봤는데 임시 이벤트였던 것 같고 지금은 1인 1회만 입장 가능하다. 통합입장권은 성인 15,000원이다.

주차는 평일/주말 모두 1시간 반까지 무료이다. 미술관 주차장이 협소하다는 공지를 보기는 했지만 그리 협소하지도 않았고 자리도 많았다. 별 생각없이 느긋이 둘러봤더니 다 둘러보는데 2시간 반이나 걸려서 주차비 7천 원을 눈물을 머금고 따로 결제했다. 1시간당 5천 원 과금되니 시간을 잘 체크하면서 둘러보는 것을 추천한다.  

지금 서울미술관에는 <연애의 온도>가 전시중이다. 2016년 3월에 개최되어 많은 관심을 받았던 적이 있는 전시회다. 이번 전시는 기존 작품들을 주제의 흐름에 맞게 셔플로 배치시켜 영화를 보듯이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한 '플레이 리스트'라는 기법을 사용하여 차별화를 두었다고 한다. 전시장 내부에는 29명의 작가들이 만든 일러스트, 사진, 영상 등의 작품들로 가득했다. 

연애의 온도-두번째 이야기 ;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

서울 미술관에는 연애의 온도 외에도 다양한 전시들이 진행되고 있는데, 통합입장권으로 모든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 아이코닉 공간에서는 시대의 아이콘이었던 스타들을 작가들의 시선으로 재해석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었다. 

아이코닉

서울미술관 소장품전에서는 물방울 작가로 유명한 김창열 화백의 작품들과 신사임당으로 알려진 화가 신인선의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이중섭 전, 김상유 판화전 등 가볍게 둘러보기 좋은 전시들이 많았다. 

김창열 화백의 <희노애락의 물방울>

건물 2층에서부터 전시를 관람하면서 올라오면 4층에서 석파정으로 나갈 수 있다.  

흥선 대원군의 별장으로 유명한 석파정(石波亭)은 대원군 사후 50년간 후손들의 소유였다가 한국전쟁 후에는 고아원과 병원으로 사용되었고 이후 민간으로 소유권이 넘어가 개인 사유지가 되었다. 1974년에는 서울시 유형문화재 제26호로 지정되었고 서울미술관 개관과 함께 2012년부터 일반에 공개되었다.  

구한말의 블로거(?)였던 매천 황현이 쓴 비록인 <매천야록>에 따르면, 석파정은 원래 조선 후기의 문신 김흥근이 쓰던 별장이었는데, 흥선대원군이 김흥근에게 별서의 매매를 수차례 제안했으나 이를 거절하자 계략을 세워 아들인 고종을 행차케 하여 하룻밤 묵게 하였고, 임금이 묵고 가신 곳에 신하가 살 수 없다 하여 김흥근의 소유를 포기하도록 만들었다고 한다.

약 1863년부터 흥선대원군이 별서(경승지나 전원지에 휴식, 심신수양 등을 목적으로 지은 집)로 사용했으며, 흥선대원군은 거대하고 위엄있는 바위들로 둘러싸인 풍경에 감탄하여 자신의 호를 석파(石波)로 짓고, 이곳을 석파정이라 부르며 깊은 애정을 표현했다고 전해진다. 

석파정의 유수성중관풍루(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화사한 단풍을 구경하는 정자)

석파정은 서울 단풍명소로 알려졌지만 사실은 사계절이 모두 아름답다. 특히 눈이 내리는 겨울날에는 인왕산의 거대한 바위와 흰색의 눈이 절경을 이룬다고 하던데!  

서울 단풍명소인 석파정

본래 7채의 살림채와 육모정 등 다양한 건축물로 구성된 석파정은 현재는 안채, 사랑채, 별채와 정자로 4개동만 남아있다. 당대 별서들과는 다르게 안채 외에 별채가 따로 있는데, 이것을 높은 자리에 위치시키고, 협문과 지금은 소실된 꽃담(문양을 새긴 담장)을 두어 왕이 묵던 곳으로써 손색이 없도록 만들어졌다고 한다. 투어하면서 각 위치마다 스탬프를 찍는 재미도 쏠쏠하다. 

석파정 스탬트 투어 (삼계동각자 스탬프는 끝내 못찾았다.)

★ 부암동 주차꿀팁!

그렇다. 주차전쟁, 주차 지옥은 바로 부암동을 두고 하는 소리였다. 석파정 근방에는 주차장이 딱 3군데 있는데, 이 중 부암 공영주차장은 관광객이 주차하는 곳은 아니다. 거주자 배정 차량 전용 주차장으로 사전예고 없이 딱지(벌금 36,000원) 또는 견인될 수 있으니 주의. 

부암공영주차장

밥이라도 먹으려면 어쩔 수 없이 주차는 어딘가에 해야 하는데 부암동 맛집들은 대부분 규모가 작아서 주차장을 갖춘 곳이 거의 없다. 부암동 주민센터 바로 옆에 아주 작은 부암 민영 주차장이 있는데 이곳은 한 시간에 6천 원이고(한 시간 채우지않아도 과금) 이후 30분마다 3천원씩 과금되는데 1분이라도 넘기면 과금되니 유의한다. 

부암 민영 주차장

석파정을 근방을 둘러보는 코스로 부암동에 방문한다면 무조건 일찍 출발해서 부암동 주민센터에 주차하는 것을 추천한다. 공간이 매우 협소하지만 평일 근무시간 외, 주말에는 무료로 주차가 가능하다. 

부암동 주민센터 주차장

아니면 환기미술관 방면으로 올라가는 골목의 적당한 곳에 주차하는 방법도 있는데 자리도 잘 없지만 단속이 심하기 때문에 감안해야 한다. 그래서 사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게 가장 속편하다. 부암동 가볼만한 곳들은 모두 걸어서 둘러볼 수 있는 거리에 있기 때문에 석파정까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이후에는 크게 불편함은 없다. 


부암동 맛집, 란저우 우육면

뉴키즈 온 더 블록 부암동편에 나왔던 계열사를 갈까 했는데(후라이드 치킨이 유명하다.) 맛집이라도 그리 당기지 않아서 우육면을 먹으러 갔다. 우연히 들어간 곳이 란저우 우육면이라는 곳이었는데 먹어보니 이곳이 진짜 부암동 맛집이었다. 란저우 우육면 매운맛, 토마토 계란면, 꿔바로우를 주문했는데 다 맛있었다! 

전날 술은 안먹었지만 술이 깰 것 같은 맛의 우육면과 토마토면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맛의 꽈바로우


부암동 창의문

인왕산과 백악산이 만나는 곳에 위치하고 있는 창의문은 조선시대 때 한양의 4대 소문(小門) 중의 하나로 북소문 또는 자하문이라고도 한다. 북대문인 숙정문은 지맥이 상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수백 년 동안 항상 닫아 놓은 채였기 때문에 북소문인 창의문을 북문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사소문 중 유일하게 조선시대에 지어진 문루(門樓, 성이나 문 위에 지은 집)가 그대로 남아 있다. 이 문루는 임진왜란 때 소실된 것을 1741년 영조 때 다시 세운 것으로, 인조반정 때 반정군이 이 문으로 도성에 들어온 것을 기념하기 위해 공신들의 이름을 새긴 현판이 문루에 걸려 있다. 

창의문은 문루에 올라가 볼 수 있는데 11월-12월은 9시-17시까지 개방하니 낮에 가야 한다. 문루에서 18.6km에 달하는 서울 한양도성 순성길로 이어져 서울의 내사산(백악산, 낙산, 남산, 인왕산)과 사대문(숭례문, 흥인지문, 숙정문, 돈의문 터)을 포함한 문화체험도 가능한데, 낮에 여유있게 산책하는 것도 좋고 밤에는 성곽에서 내려다보이는 서울의 야경이 무척 아름다우니 야간산책도 괜찮다. 

보물 제 1881호인 창의문


윤동주 문학관과 시인의 언덕

윤동주는 연희전문학교(現연세대)에 재학하던 시절 종로구에서 거처하였는데, 이때 <벨 헤는 밤>,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비롯한 여러 작품들이 쓰여졌다고 한다. 

윤동주 문학관은 창의문에서 걸어서 갈 수 있다. 윤동주 문학관에서는 윤동주 시인의 친필 원고, 사진 등이 전시되어 있고, 윤동주 시인의 생애를 다루는 동영상을 상영하고 있다. 겉에서 보이는 건물은 작고 평범하지만 내부는 윤동주의 시 <자화상>에 등장하는 우물에서 모티브를 얻어 독특한 구조로 되어 있다. 건축상을 여럿 수상했을 정도라고 한번 가봄직 하다. 운영시간은 10시-18시까지로(매주 월요일, 명절 휴관) 관람료 무료이다. 주차장은 따로 없지만 부암동주민센터에 주차하면 걸어갈 수 있는 거리다. 

윤동주 문학관

윤동주 문학관 뒤쪽으로 조금만 올라가면 시인의 언덕로가 조성되어 있어 산책을 할 수 있다. <서시>가 새겨진 시비가 있는 언덕에서 아름다운 서울의 야경을 조망할 수 있고, 서울 성곽길로도 연결되어 있어 걷기 좋다. 산이라 공기도 좋고 화장실도 너무 깨끗했다.

시인의 안덕에서 내려다보이는 서울 야경
시인의 언덕에서 성곽길로 연결된다.
야간명소


산속의 한옥 도서관, 청운문학도서관

시인의 언덕로에서 계단을 조금 내려가면 북악산과 인왕산을 낀 기슭에 한옥으로 된 작은 도서관이 있다. 바로 청운문학도서관이다. 2014년에 개관하였다고 하는데 새것처럼 아주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는 공간이었다. 운영시간은 화~토 10시-22시, 일요일 10시-19시, 월요일과 명절 휴관. 

청운문학도서관의 한옥채 기와는 불탄 숭례문을 복원할 때 만들었던 기와처럼 기와 장인이 가마에서 굽는 방식으로 만든 수제 기와를 사용해 색감이나 재질이 아름답다고 한다. 한옥을 둘러싼 낮은 담장 위에는 돈의문 주변의 오래된 한옥들이 철거될 때 나온 기와 3천 장을 가져다가 얹었다. 

1층의 한옥채는 대관이 없을 때는 열람실로 개방해놓아 누구나 신발 벗고 들어가 책을 읽는 특별한 체험을 할 수 있고 한편에 있는 정자에서는 시 낭송 음반을 들을 수도 있다. 지하의 서고에도 책이 꽤 많았는데 노트북 펴고 공부하는 사람들도 꽤 눈에 띄었다. 윤동주 문학관과 시인의 언덕을 산책하고 코스로 함께 가볼만하다.

청운문학도서관

영화 <기생충> 촬영지, 자하문터널 계단

영화 <기생충>에서 폭우 속을 뚫고 일가족이 열심히 뛰어내려오던 장면 속에 나온 자하문터널 계단은 영화의 성공 이후 세계적인 관심 속에 관광객들의 순례지가 되었다. 

석파정 미술관 바로 앞에 위치하고 있고 자하문터널계단 맞은편 인도에 기생충 촬영지라는 표지판도 설치되어 있으니 찾기는 쉽다. 자하문터널 계단은 말 그대로 계단뿐이라 특별할 것은 없지만 부암동에 간 김에 재미로 둘러보기엔 괜찮은 듯 싶다. 

영화 기생충 촬영지로 쓰인 자하문터널계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