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에 빨간 점이 생기는 원인

빨간 점이 생기는 원인

정기적으로 헌혈을 하면서 언제부턴가 팔에 붉은 점이 생겨서 잘 안 없어집니다. 처음에는 몰라서 피부가 노화하면서 생기는 점이 생겼나 보다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 빨간 점은 점상 출혈 또는 점 출혈이라고 하는 피부에 점막에 나타나는 출혈 자국이었습니다.

점상 출혈을 뜻하는 'Petechiae'는 '딱지' 또는 '분출'을 의미하는 라틴어 'petigo'에서 파생되었습니다. 점상 출혈은 자주색, 빨간색, 갈색 반점일 수 있고, 보통은 개당 1-2mm 이하의 작은 점처럼 보이지만 심한 경우 발진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점상 출혈은 출혈이 진피(dermis)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손으로 눌렀을 때 피부가 하얗게 되지 않아 발진과는 쉽게 구별이 가능합니다. 

약한 점상 출혈

심한 점상 출혈


점상 출혈은 팔, 다리, 위, 엉덩이, 입안, 눈꺼풀 등에 발생할 수 있고, 신체적 외상이 있는 경우, 특별한 질병이 없지만 채혈 또는 압력이 올라가는 경우, 특정 질병이나 약물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격렬한 기침, 구토, 울음, 질식, 오래 엎드려 있기, 물구나무서기, 출산, 역도 들기 등 피가 얼굴에 모여 압력이 올라갈 때 얼굴에도 생길 수 있는데, 특히 눈 주의에 호발 합니다. 

그 외 바이러스 감염(Enterovirus, Parvovirus B19, Dengue), 세균성(성홍열 등), 백혈병, 판코니 빈혈(Fanconi anemia), 혈소판 감소증, 혈소판 기능 장애, 혈관염 등의 질병이 있거나 비타민K 결핍, 만성 간 질환, 특정 약물(페니실린 계열 항생제, 항우울제 등)에 의해서도 생길 수 있습니다(A. McGrath, 2021). 

질병이 없는 건강한 사람이라면 보통은 채혈로 인해 팔에 주로 생깁니다. 채혈할 때 혈관에 미세 출혈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혈소판 수나 기능이 떨어진 경우 모세혈관 출혈이 지연되거나, 노화로 인해 혈관벽이 약한 경우, 지혈대를 너무 세게 묶은 경우에도 생길 수 있습니다. 

 


점상 출혈의 치료

질병이 없이 채혈로 인해 발생한 경우는 통증이나 불편함 등의 증상은 없고 보통 수일 내로 자연스럽게 없어집니다. 점상 출혈 자체는 합병증을 일으키지 않고 흉터도 남기지 않습니다. 다만 점상 출혈이 사라지지 않고 한 달 이상 지속되거나 반복적으로 생기거나 다른 신체 부위로 퍼지거나 한다면 특정 질병이 원인일 수 있으니 혈소판 검사 등 정밀검진을 받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세균 또는 바이러스 감염으로 점상 출혈이 발생한 경우 감염이 치유되면 점상 출혈도 좋아집니다. 약물로 인해 생긴 경우는 약물 복용을 중단하면 증상이 사라집니다. 원인에 따라 세균 감염 치료를 위한 항생제, 염증을 억제하는 스테로이드 계열 약물, 면역억제 약물 등을 의사의 진료와 지시에 따라 처방합니다. 



백신 접종 후 빨간 점이 생겼다면

간혹 코로나19 백신 접종 시 채혈한 팔 부위에 빨간 점이 많이 생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AZ 백신)은 혈소판 감소증을 동반하는 혈전증이 매우 드문 부작용으로 제품 설명서에 등록되어 있습니다. 백신 접종으로 유발된 항체가 혈소판을 활성화시키고, 혈소판 수를 감소시켜 혈전을 유발할 수 있고, 이를 백신 유도 혈전 호발성 면역 혈소판 감소증(Vaccine Induced Prothrombotic Immune Thrombocytopenia, VIPIT)라고 합니다(질병관리청, 2021).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AZ 백신으로 인한 VIPIT의 발생률은 1/100만 명 ~ 1/125,000명으로 드물긴 하지만, 백신을 맞고 주사 부위 이외의 피부에 멍, 점상 출혈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즉시 의료 기관을 방문하여 혈구수와 혈소판 수 측정 등을 포함하는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