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킹소다로 양치
치약의 성분은 연마제, 불소, 치약의 성분은 연마제(함수 이산화규소, 덴탈 타입 실리카, 탄산칼슘), 불소(플루오린화나트륨, 일불소인산나트륨), 감미료와 향료, 보존제(파라벤)로 이루어져 있다.
합성 물질에 대한 노출을 피하고 치아미백을 위해 베이킹소다로 치약을 만들어 양치하는 사람들이 있다. 베이킹소다(탄산수소나트륨, Sodium bicarbonate)도 합성물질이긴 하지만 US FDA에 등록된 GRAS(generally recognized as safe) 원료로 안전성이 입증된 식품 원료다. 기름에 녹지 않기 때문에 코코넛 오일과 섞으면 페이스트 형태가 되어 일반 치약과 비슷한 질감이 되는데, 이를 치약 대신 사용하는 것이다.
베이킹소다 치약을 만드는 방법은 베이킹 소다와 1 : 1 비율로 섞으면 되는데, 섞는 비율은 본인이 원하는 점도와 맛에 따라 가감하여 쓴다. 맛과 사용감을 좋게 하기 위해 감미제로 자일리톨 같은 것을 추가하기도 한다.
베이킹소다는 치아 법랑질을 손상시킬까
건강한 법랑질은 인체 조직 중에서 경도硬度, hardness가 가장 높아 모스경도(Mohs Hardness)로는 6-7 정도이며, 베이킹 소다 2.5, 소금(Halite 암염, NaCl, Sodium chroride)은 2.5으로 경도 2.5가 6-7을 손상시키는 것은 이론적으로 불가능하다.
연마제의 연마력을 평가하기 위한 척도로 상아질이 마모되는 상대적인 정도를 나타낸 RDA (Relative Dentin Abrasivity, 법랑질은 거의 모든 연마제 보다 강하기 때문에 상아질로 평가함)가 있는데, ISO 가이드라인에 따라 RDA 250 이하의 치약을 사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베이킹소다는 RDA 7로, 실리카(가장 입자가 곱고 둥글어 자극이 적은 연마제)를 사용하는 그 어떤 치약보다도 수치가 낮다. 물이 RDA 4, 치약의 연마제로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탄산칼슘이 경도 3, RDA 100-200인 것과 비교해보면 베이킹 소다의 연마력은 물과 비슷하다. 따라서 베이킹소다가 법랑질에 손상을 주는 것은 이론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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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지 간과하기 쉬운 점은 모두가 건강한 치아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탄산음료를 많이 마시는 등의 생활습관으로 인해 후천적으로 법랑질 경도가 약해진 상태이거나, 선천적으로 타고나길 법랑질이 얇고 약하거나, 필요 이상 힘을 주어 과도한 칫솔질을 하는 등의 잘못된 습관을 가지고 있다던지, 나이가 많아 노화에 의해 치아가 약해진 상태이거나, 얼음을 깨 먹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든지, 너무 과량을 사용한다든지 등의 변수에 따라 치아 컨디션은 모두가 다를 것이다. 따라서 사람에 따라 베이킹소다가 치아 법랑질을 손상시킬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건강한 치아라면 법랑질을 손상시킬 가능성이 없다고 봐도 될 듯하나 베이킹 소다의 낮은 RDA를 보면 치태를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치태가 쌓이면 충치나 치주질환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베이킹소다의 치아 미백효과
베이킹소다는 물에 녹으면 약알칼리를 띄게 되는데 이 때 방출된 free radical이 화이트닝 효과가 있다거나, 연마 효과에 의한 미백효과가 나타난다는 얘기도 있지만 베이킹 소다의 치아 미백 효과에 대한 과학적인 근거는 충분치 않다.
보통 치아미백에 사용되는 원료는 연마제가 아니라 과산화수소와 같은 산화제이다. 연마제는 미백효과를 위한 게 아니라 치태 제거가 목적이다. 물론 사람에 따라 연마 효과에 의해 치아 표면에 달라붙은 커피, 차, 초콜릿 등 폴리페놀, 타닌 등의 성분이 많이 함유된 음식의 잔여물을 제거함으로써 일시적으로 미백효과가 있을 수 있다.
그렇지만 치아를 연마해서 미백효과를 기대하려면 필연적으로 법랑질 손상이 수반된다. 장기적으로 볼 때 법랑질이 소실되면 치아 안쪽의 노란색을 띄는 상아질 Dentin이 드러나면서 치아를 더 노랗게 만들고, 이 시림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그리고 법랑질은 한번 손실이 일어나면 다시 재생되지 않는다. 누런 치아의 원인은 식습관 뿐만아니라 유전적인 것을 포함하여 여러가지가 원인이 될 수 있기에 원하는 효과를 보기 어려울 수 있다.
베이킹소다가 치위생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근거는 아직 충분치 않지만 수년간 잘쓰고 있다는 사람도 많은 걸 보면 개인의 취향과 치아건강상태에 따라 개인차가 있는 것 같다. 과학적으로는 문제가 없고, 노출되는 화학물질 가짓수를 줄일 수 있는 장점도 있으니 한번 시도해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
나의 경우에는 두 번 만에 잇몸이 더 지속할 수 없을 정도로 손상되어서 그만두었다. 하기사 가스레인지 눌은 때 벗겨내는데 부드러운 잇몸이 남아날 리가.
소금은 수천년전부터 민간요법으로서 항염과 항감염제로 사용되어 왔다. 특히 죽염(Bamboo salt)은 대나무, 황토, 송진, 쇠가마가 서로 반응하여 얻어져 소금과는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는 신물질에 가깝다.
보통 충치균을 포함한 구강내 문제를 일으키는 세균은 산성의 환경을 좋아하는데, 죽염은 1회만 구워도 pH가 10에 이르는 알칼리이기 때문에(국산 천일염은 약 pH 8) 죽염수로 가글을 하면 구강 내 세균 증식이 저해될 수 있다.
법랑질은 한번 손실되면 재생되지 않지만 초기 우식증 정도의 경도의 탈회(Dimineralization)가 진행된 법랑질은 재광화(Remineralization)를 통해 회복이 가능하다. 죽염을 불소와 함께 사용하면 치아 재광화를 촉진시킨다는 연구결과도 있어 일반 치약과 함께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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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암염halite 기준)은 모스 경도 2.5이고, 치아 법랑질의 경도는 6-7 정도 되기 때문에 이론상 소금이 치아 법랑질을 손상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게다가 용해도(Solubilty)가 높아 입자가 굵어도 물에 잘 녹기 때문에 법랑질을 긁을 확률도 낮다. 그렇지만 굵은 소금은 녹기까지 시간이 걸려 잇몸을 긁을 수 있기 때문에 이왕이면 고운 가루로 된 죽염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자극이 없는 만큼 연마 효과도 없어 음식에 의한 치아착색이 제대로 제거되지 않을 수 있으므로 죽염만으로 미백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 나 역시 예전에 커피를 많이 마시던 시절 죽염양치를 시도했을 때에는 치아 착색이 지워지질 않아서 그만둬버린 적이 있는데, 커피를 끊고 나니 죽염으로만 양치해도 괜찮았다. 착색 관리를 위해 음파 칫솔을 사용하는 것도 좋다.
필자는 오랜 시행착오 끝에 착색관리나 개운함이 만족스럽지가 않아서 결국 일반 치약으로 돌아왔지만 잇몸건강이 고민이거나 제로웨이스트를 지향하거나 바디버든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죽염양치는 한번 해봄직한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