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의 구조
인간의 손톱은 크게 세 가지 구조로 구성되는데, 네일 플레이트(Nail plate, 조갑), 네일 베드(Nail bed, 조상), 네일 메트릭스(Nail matrix, 조모)가 그것이다. 보통 손톱이라 하면 네일 플레이트를 말한다.
네일 매트릭스로부터 생산된 케라틴 단백질이 네일 베드 방향으로 이동하면서 세포조직의 유동액이 마르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세포들이 비늘 형태로 뭉쳐져 손톱으로 완성된다. 손톱은 얇고(손톱 두께 0.25~0.6mm, 발톱은 최대 1.3mm) 단단하지만 약간 탄력이 있고 반투명하면서 볼록한 구조로 죽은 각질세포가 약 25개의 층을 이루고 있다. 손톱이 상했을 때 부러지기보다 벗겨지거나 찢어지는 것은 여러 겹의 층상구조를 하고 있는 네일 플레이트의 구조 때문이다.
손톱은 손가락과 발가락을 외상으로부터 보호하고 촉각을 증진시키며 작은 물건을 잡을 때에도 중요한 기능을 하지만 네일 베드와 네일 매트릭스를 보호하는 역할도 있다.
![]() 손톱의 구조 |
큐티클은 꼭 제거해야 할까
손톱이 자라는 뿌리인 네일 매트릭스를 덮고 있는 피부를 근위 손톱 주름(Proximal Nail Fold; PNF)이라고 하고 그 밑에 있는 0.1~0.15mm에 불과한 하나의 얇은 세포층을 Eponychium이라고 한다. Epoychium과 큐티클(Cuticle)을 혼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둘은 다르다. 큐티클은 네일 플레이트에 직접 단단하게 부착되어 자라는 얇고 무색의 죽은 조직을 말하며, Epoychium은 살아있는 조직으로 큐티클 조직의 발달을 담당하는 줄기세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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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onychium이든 Cuticle이든 이를 제거하는 행위는 어떤 식으로든 손톱 건강에 도움이 될 것이 하나도 없다. Eponychium은 살아있는 조직이므로 손상되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더 두껍게 자라기 마련인데 두껍게 자라난 조직은 갈라지거나 찢어져 오히려 손상되기 쉽다. 반면 Cuticle은 죽은 조직이기 때문에 제거해도 더 두꺼워지지 않지만 감염과 세균으로부터 매트릭스를 밀봉하여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다만 인간의 손톱은 고대로부터 미용적인 면에서 더 주목을 받아왔고(Kor J Aesthetic Soc., 2009) 수렵채집 활동을 하지 않는 현대에는 더욱 그러하므로 심미적인 측면에서 큐티클의 적절한 관리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큐티클이 자라난 자연인의 손톱은 썩 아름답지만은 않은 것이 사실이니까 말이다.
한두해 전부터 손가락이 가려울 때가 많아 혹시 큐티클을 관리를 너무 심하게 해서 균이 들어가서 그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당장 멀쩡한 네일 니퍼를 갖다 버리고 자연인의 손이 되기로 결심했다. 미니멀 라이프 하면서 버리는 것만 마스터했는지 버리는 건 초고속이다.
한 달이 지나니 손톱이 아래 사진과 같이 되었다. 왼손은 특별히 관리하지 않아도 깨끗한데 비해 오른손 손톱만 Eponychium과 큐티클이 과도하게 두껍게 자라났다. 이런 손톱은 스무 살 이후로 처음 보는 것 같다.
가려움은 오른손에만 있었는데 오른손만 큐티클이 두껍게 자라났고, 가려운 건 여전했지만 그래도 한 달 전에 비해 조금 완화된 걸로 보아 뇌피셜이긴 해도 손톱 손상이 가려움에 한 몫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보기에 안 좋은 것은 둘째 쳐도 두껍게 자란 큐티클이 갈라지고 들뜨면서 생살까지 같이 조금씩 찢어지는 듯해서 결국 니퍼를 새로 구입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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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톱을 관리할 때에는 Eponychium은 최대한 건드리지 말고, 네일 플레이트에 납작하게 붙어있는 Cuticle만 조심스럽게 제거하되, 이때에도 강하게 밀거나 표피 밑을 들어서 아래를 파내거나 뜯어내듯이 하면 절대로 안된다. 큐티클이 붙어있는 부위는 새로운 손톱이 만들어지는 중요한 곳으로 손상되거나 감염되면 손톱 주위 통증, 손톱 모양의 변화, 손톱 박리, 손톱 변색, 피부 발적, 부기, 고름, 등을 일으키는 등 손톱 건강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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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onychium과 Cuticle은 다른 부위이다. |
필자와 같이 Eponychium이 과하게 증식해 갈라짐이 있는 경우 갈라진 틈으로 세균이나 먼지가 들어가 감염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이 경우에는 갈라진 부위를 조심스럽게 제거할 필요가 있다. 물로만 씻기를 수개월 해본 결과 이렇게 과하게 각질화가 된 경우 자연적으로 떨어져 나가기가 어려우므로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
Cuticle을 제거할 때 큐티클 리무버가 필수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큐티클 리무버는 보통 배수관 세정제에 용해제로 들어가는 수산화나트륨과 같은 강염기의 물질이 포함되기 때문에 너무 오래 방치하거나 손톱 주변의 살아있는 피부에 바르면 단백질이 녹으면서 손톱과 피부를 손상시킨다. 그래서 큐티클 리무버는 죽은 조직인 Cuticle에만 살짝 바르고 짧은 시간 사용하는 것이 좋다.
가장 안전하고 경제적인 방법은 목욕이나 샤워 후에 손톱이 부드러워진 상태에서 큐티클을 다듬는 것이다. 이 방법은 완벽하게는 제거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큐티클을 제거하는 것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오로지 심미적인 목적을 위해서라는 것을 기억한다면 이 정도만 제거해도 충분하지 않나 생각한다.
손톱이 자라 네일 베드로부터 분리된 부분을 Free Edge라고 하는데 우리가 손톱을 깎는 그 부위이다. 손톱의 유연성과 광택은 유연성과 광택은 케라틴의 층 사이에 있는 지방과 수분 때문인데, 손톱의 지질 함량은 0.1~1%로 낮은 편이며 죽은 조직이므로 지질이 계속 분비되는 살아있는 피부보다 수분 손실에 훨씬 취약하다. 게다가 Free Edge는 네일 베드로부터 수분 공급이 어려워 네일 폴리쉬와 네일 리무버의 잦은 사용으로 인해 탈수, 탈지 작용이 일어나면 쉽게 손상되어 부서지거나 찢어지기 쉽다.
손톱을 기를 때 영양을 주는 목적으로 손톱 보호제를 쓰거나 하드너를 쓰기도 하는데 이는 네일 리무버와 함께 쓸 수밖에 없으니 사용할수록 필히 손톱이 건조해져 악순환의 연속이다.
요즘은 일부러 큐티클은 완전히 제거하지 않고, 큐티클 오일이나 올리브 오일을 손톱과 큐티클에 넣는다는 느낌으로 꼭꼭 눌러주며 마사지하고 있는데 남은 큐티클과 거스러미가 차분해져 눈에 잘 띄지 않고 투명 매니큐어 한 것처럼 손톱에 광택도 반질반질 돌아 만족스럽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손톱 손상은 탈지 작용으로부터 일어나고 광택은 손톱의 지질함량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므로 손톱 영양과 광택이 목적이라면 손톱 강화제보다는 손톱에 오일을 꾸준히 먹이는 것이 손상을 완화하는데 효과적인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