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제습 모드는 정말 효과가 있을까

에어컨의 발명

에어컨의 기본 개념은 고대 이집트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집트에서는 창문에 흐르는 물에 축축하게 적신 갈대를 매달아 물이 증발하면서 창문을 통해  불어오는 공기를 시원하게 식혔다. 액체가 증발할 때 주위의 열을 빼앗아 공기를 차갑게 하는 원리를 이용한 것은 오늘날의 에어컨의 기본 원리이다. 

현대적인 전기 에어콘은 1902년 미국의 W. Carrier가 발명했다. 맞다. 널리 알려진 캐리어 에어컨의 창업주다. 졸업 후 히터기와 송풍기를 제조하는 회사에 입사한 캐리어는 한 출판사로부터 여름의 고온과 습기 때문에 용지가 변질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장비 개발을 의뢰받고 공기의 온·습도를 조절할 수 있는 기기를 개발하였는데, 그것이 바로 에어컨이다. 이 기기는 온도, 습도, 공기 순환과 환기, 공기 정화의 에어콘의 기본 4가지 기능을 갖추면서 오늘날의 에어콘의 시초로 인정받고 있다. 

윌리스 캐리어 (출처:나무위키)


에어콘의 원리

에어콘의 냉각 기능은 물질의 상변화 과정에서의 흡열 반응을 이용한 것이다. 압축기가 기체 상태의 냉매를 끌어들여 강한 압력을 가해 고압의 가스로 만들면 냉매는 매우 뜨거워진 상태로 응축기를 지나게 되는데, 응축기는 라면처럼 꼬불꼬불하게 표면적이 넓게 만들어 열을 분산하기 좋도록 되어 있어 냉매는 열을 잃고 밀도가 높아져 응축되어 액체 상태가 되고, 이때의 발산된 열은 실외로 방출시킨다. 이후팽창밸브를 지나게 되는데, 팽창 밸브는 일부러 통로를 좁게 만들고(고압) 팽창 밸브 이후엔 통로를 다시 넓혀(저압) 일부러 압력 차이를 만들어 교축(throttling, 압력 차이) 현상을 유도하고, 갑자기 압력이 낮아지면서 냉매는 반기체 상태가 된다. 이후 증발기를 지나면서 기체로 변하는데 이때 흡열 반응이 일어나 열을 흡수하게 된다. 

냉방 사이클


보통 에어컨은 실외기와 실내기가 나뉘어져 있는데, 압축기, 응축기가 실외기에, 증발기(냉각 코일)가 실내 에어콘 안에 설치되어 있다고 보면 된다. 실내기 안의 팬이 냉각 코일 주위의 차가운 공기를 실내로 보내는 역할을 하고, 실외기 속의 팬(sirocco fan이라고 하는데, 시로코는 초여름 아프리카에서 지중해 쪽으로 부는 더운 바람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은 응축기 위로 외부 공기를 흡입하는 역할과 실내로부터 끌어온 열을 외부로 방출하는 역할을 한다.



에어컨(Air conditioner)의 제습 모드 VS 제습기 (Dehumidifier)

에어컨은 증발기의 냉각 코일이 물을 응축시켜 본질적으로 제습기의 역할을 하는데, 제습기는 이 원리를 응용한 것이라 그 구조가 에어컨과 동일하다.  다른 점은 에어컨은 실외기 안의 팬이 더운 바람을 바깥으로 내보내 실내에는 시원한 바람만 나오고, 증발기에 맺힌 물방울은 따로 배수구로 빠져나가도록 설계되어있어 물받이를 비워줄 필요가 없고,  제습기는 이게 모두 한 몸으로 되어 있어 발열과 흡열 반응이 한 곳에서 이루어지면서 온도가 상쇄되고 이를 작동시키기 위한 모터에서 나오는 열이 더해지면서 더운 공기가 나오게 된다. 그리고 배수구가 따로 없으니 물받이에 물을 모아 따로 비워줘야 한다. 

제습기의 구조

에어컨의 제습 모드도 결국 냉방의 원리와 동일하기 때문에 약한 냉방 상태라고 할 수 있다. 보통 실내기 냉각 코일의 온도를 낮춰 제습의 효율을 높이려는 목적으로 제습 모드에서 풍량이 줄어드는데 풍량이 줄어 이에 대한 소비 전력은 적을 수 있지만 똑같이 냉각 순환 원리를 이용하기 때문에 실외기가 가동되어야 해서 전기세는 냉방 모드와 큰 차이가 없다. 풍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냉방 모드보다는 좀 덥다. 냉방 모드에서도 습도가 떨어지는 효과는 같고(같은 원리) 제습 모드로 하는 것과 전기세 차이도 없어서 약하게 냉방하는 것도 비슷한 제습 효과를 낼 수 있어 추천한다.

제습기는 에어컨 제습보다 효율이 좋아 여름철에는 전기세를 아낄 수 있긴 하지만, 18도 이하에서는 결빙이 일어나 제습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에 제상 기능이라 하여 히터가 가동되어 결빙을 녹인 후 다시 압축기가 돌아가게 되는데, 그래서 여름 외 3 계절에 제습기를 가동하게 되면 전기세가 많이 나올 수 있다. 단열공사를 제대로 안 하는 원룸이나 지하라서 환기가 어렵거나 에어컨을 설치하기 어려운 곳 등 특별히 습기로 인한 문제가 예상된다면 제습기를, 그렇지 않은 일반적인 경우엔 에어콘을 활용한다. 
그리고 곰팡이 번식을 막기 위해 제습 모드를 사용하고 난 후엔 송풍 모드를 가동하여 내부를 말려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