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차 이야기 - ③] 보이차의 등급과 형태 편

보이차의 등급

보이차를 만드는 원재료인 쇄청모차는 크기에 따라 특급과 1~10급의 11개 등급으로 나누어진다. 이는 녹차로부터 온 분류체계로 등급이 높을수록 새싹이 많고 줄기비율이 낮아 맛이 부드럽다. 등급에 따라 향미의 차이가 있지만 이것이 품질의 차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보이차는 단일 차청으로 만드는 경우는 없고 블랜딩 커피처럼 여러 등급의 차엽을 섞어 만드는데 이를 병배(幷配)라고 하며 이 과정을 통해 풍부하고 독특한 향미가 만들어진다. 

1, 3, 5, 7, 9와 같은 홀수 모차는 숙차를, 짝수 모차는 생차를 주로 만든다. (출처=puercn.com) 



보이차의 형태

모차는 여러 등급으로 나누어지지만 보이차는 등급으로 분류되지는 않는다. 다만 긴압하는 모양에 따라 병차(餠茶), 전차(塼茶), 타차(沱茶), 방차(方茶) 등의 다른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긴압 형태에 따라 채용되는 차잎의 등급이 달라지기도 하는데, 타차나 소타차같은 것은 크기가 작기 때문에 긴압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2~3급의 차청을 주로 채용한다. 사각형 모양의 전차나 방차같은 것은 9~10급의 크기가 큰 차청을 많이 쓴다. 가장 일반적으로 흔히 볼 수 있는 보이차 형태는 납작한 빈대떡 모양의 병차로 모든 등급의 차청을 고루 사용하지만 특별한 맛을 창조하기 위해 한가지 등급의 비중을 높여 만들기도 한다. 


   빈대떡 모양의 병차

직사각형의 전차

사발 모양의 타차

정사각형의 방차

예를 들어 맹해차창에서 만드는 대익 보이차 7572는 병차로 75년도에 개발한 배방(병배방법)으로 7등급의 모차 비중을 높여 맹해차창(고유번호 2)에서 만든 차라는 뜻이다. 

숫자로 된 보이차는 병배방법이 개발된 년도 2자리, 차등급, 차창 고유번호를 의미한다.

이렇게 긴압하는 이유는 부피를 줄이고 운송과정에서 찻잎이 부서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으며 공기와 접촉되는 표면적을 줄여 보관기간을 늘릴 수 있고 보관공간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역사적으로도 그랬고 현재에도 마찬가지다. 예전에는 운반하기 쉽도록 긴압한 보이차를 대나무통에 7편씩 넣었다고 해서 칠자병차(七子餠茶)라고 하기도 했다. 대잎이 방파, 방습, 방취에 효과가 있어 죽통을 많이 이용하였는데 현대에 와서는 대나무 포장이 인건비가 많이 들어 종이 재질로 바뀌었다. 

칠차병차 (출처=reusebupo.com)

왜 하필 357g인가? 

대부분의 병차는 357g이다. 350g도 아니고 360g도 아닌 애매한 숫자다. 요즘은 다양한 중량으로 생산되어 나오지만 여전히 357g의 제품이 가장 많다. 이는 고대에 거래와 과세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쓰던 도량형이 현대에까지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중국 전통 문화적 해석으로는 3+5+7=15로 15는 상봉을 상징하는 모임의 날을 의미한다. 그 옛날 생계를 위해 차마고도를 오가며 보이차를 팔아야 했던 상인들은 1년 내내 여행을 해야했고 길은 험하니 집에 있는 가족들이 그리웠다. 그래서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보이차를 357g으로 만들었다는 설도 있다. 

일반적으로 357g인 병차

[보이차 이야기 - ①] 차나무의 품종과 6대 다류 편

[보이차 이야기 - ②] 보이차 정의와 제조공정 편

[보이차 이야기 - ④] 보이차의 맛과 향기 편

[보이차 이야기 - ⑤] 보이차의 효능 편